http://news.v.daum.net/v/20220523184657307
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글로벌 식량 위기가 심화하는 와중에 영국이 '유전자편집(gene-edited·GE)' 작물 생산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. GE는 생물 유전체에서 특정 유전물질(DNA)을 편집한 식품이다. 다른 종의 DNA를 인위적으로 결합한 유전자변형 식품(GMO)과는 다르다.
22일(현지시간)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부가 이번 주 내로 GE 작물 재배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유전자 기술 관련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. 법안이 통과되면 영국 농가는 물과 비료를 적게 쓰면서도 저항력이 높일 수 있는 변종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된다. 영국은 올해 말 이른바 '정밀 번식(Precision Breeding)' 법안을 제정한 후 이르면 내년부터 GE 식품을 전국 소매점에 판매하겠다는 방침이다.
텔레그래프는 GE 생산이 본격화되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한 글로벌 식량 위기를 극복하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. 익명의 영국 정부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"법안은 브렉시트(영국의 EU 탈퇴) 이후 곧바로 논의되기 시작했다"며 "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더 중요해졌다. 질병에 강한 농작물을 개발한다는 측면에서 식량 안보에 좋은 소식이 될 것"이라고 말했다.
또 물가상승을 억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. 텔레그래프는 "수입에 의존하는 영국은 식량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"며 "정부가 (GE 생산을 통해) 자국 내 식량자급률을 올려 물가 상승을 억제해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"고 보도했다. 지난달 영국의 물가 상승률은 40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. 특히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%나 뛰었다.
반면 유럽연합(EU)은 윤리적 문제 등의 이유로 GE 식품 생산을 규제하고 있다. 앞서 유럽사법재판소(ECJ)는 지난 2018년 GE 기술로 만든 동식물도 GMO와 같은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판결했다. 이 때문에 영국의 GE 식품 생산 시도가 무산되기도 했다. 이후 브렉시트로 독자적인 규제 완화에 들어갔고, GE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.
지난 10일엔 영국 왕실이 직접 나서 이 법안의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.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의회 여왕 연설을 대행한 찰스 왕세자는 "영국의 식량 생산을 늘릴 뿐만 아니라 EU로부터 물려받은 불필요한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고안됐다"고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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